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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째 날: 분노인가, 인내인가?

사순 제5주간 화요일

많은 이에게 분노는 날마다 맞서 싸워야 하는 문제입니다. 우리는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느끼면 쉽게 마음이 흔들려 분노에 빠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당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올바른 응답은 분노의 죄가 아니라 거듭 용서하고 모든 일을 끈기 있게 견디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려운 까닭은 순전히 자연적인 관점에서 보면 분노가 타당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심각한 불의가 공공연히 벌어지면 사람들은 격분합니다. 누군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부당한 일을 당하면 우리는 정의를 원합니다. 이런 반응은 타락한 인간 본성에서 비롯되기에 우리에게는 타당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하느님의 자비에서 비롯되는 반응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탁자들을 뒤엎으신 일과 같은 의로운 분노는 분노의 죄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을 회개로 이끌고자 하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제력을 잃으시거나 격정에 이끌리신 것이 아닙니다. 그분께서는 온전히 자신을 다스리시며,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하여 더욱 진실한 예배를 드리도록 열정적으로 부르고자 하셨습니다. 하느님 사랑으로 온전히 불타는 순수한 영혼만이 거룩한 분노의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하느님의 자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압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붙잡히실 때, 베드로는 두려움에 이끌려 칼을 뽑아 병사의 귀를 잘랐고, 이로써 분노의 죄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정의를 넘어서 자비를 베푸셨습니다. 병사의 귀를 고쳐 주시고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이 잔을 내가 마시지 않겠느냐?”(요한 18:10) 예수님의 사명은 영혼들을 구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분께서는 모든 부당한 일에 맞서 자신을 지키시거나, 사람들을 단죄하여 그들 모두에게 즉시 책임을 물으려고 그곳에 계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자비의 더 큰 뜻을 보고 계셨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본받아 부당한 일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큰 영적 힘이 발휘됩니다. 그 영적 힘은 그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단죄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큽니다. 부당한 일을 끈기 있게 견디는 데서 드러나는 자비와 용서의 영적 힘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바꾸어 하느님께로 돌아서게 할 수 있습니다. 단죄에는 그런 힘이 없습니다.

영적 탐식과 마찬가지로, 영적 분노도 흔히 희생이 요구되고 영적 감미로움이 줄어들 때 일어납니다. 오랫동안 하느님의 위로를 느껴 온 이들도 언젠가는 그 위로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던 좋은 느낌을 거두어 가신다는 사실에 짜증을 내고 답답해합니다. 이 거룩한 영혼들은 영적 삶에서 끈기 있게 견디는 것이 당장의 영적 감미로움보다 훨씬 더 큰 영원한 상급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성인들은 수십 년 동안 영적 메마름을 견디면서도, 그 모든 시련 속에서 하느님의 뜻에 충실하며 끝까지 항구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이렇게 부르짖으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 23:34)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죽어 가시면서도 당신을 죽인 이들을 용서하시고 아버지께 그들을 용서해 주시기를 간청하실 수 있었다면, 이 행위는 우리 모두를 그와 똑같이 깊은 용서로 부릅니다. 자비는 인간의 자연적 지혜를 넘어서는 것으로, 오직 십자가에서만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깊이의 영적 지혜를 요구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하신 말씀을 깊이 묵상하십시오. 그 말씀을 자신의 말로 삼으십시오. 살아가면서 원한을 품게 된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 말씀을 바치십시오. 예수님 십자가의 영적 지혜를 믿으며 거듭 그렇게 하십시오.

용서하시는 저의 주님, 주님께서는 상처 입으신 성심에서 오직 자비가 쏟아져 나오기만을 바라시며, 영혼들의 구원을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내어 주러 오셨나이다. 저를 분노의 죄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주님의 거룩한 말씀을 제 입과 영혼에 담아 주시어, 제가 주님과 함께 끊임없이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하고 기도하게 하소서. 예수님, 저는 당신께 의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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